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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

LG유플러스의 화웨이 5G 도입은 득일까 독일까?

지난 12월 1일, 한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서비스이지만 그래도 이를 상품화해서 판매를 시작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2019년 3월 1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인데요.


누구보다 빨리 5G 서비스가 시작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축하하고 좋아해야 할 일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 가지 문제가 내제되어 있습니다. 바로 '화웨이'입니다.


5G 장비 선정에 대한 소식이 들리면서 불거진 이 문제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유플러스가 LTE 서비스를 위해 2.6GHz 주파수를 할당 받으면서 이를 이용하기 위해 화웨이의 장비를 쓰면서 시작됐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화웨이 5G 장비 도입에 대한 유플러스의 득과 실을 한 번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화웨이 5G 장비, 무엇이 문제인가?


뉴스나 댓글을 보면 '화웨이 5G 장비'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어떤 장비라는 말은 없습니다. 저 역시 궁금했습니다. 5G 장비라는 표현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번 찾아봤습니다. 유플러스에 물어볼 수는 없기 때문에, 국립전파연구원에서 화웨이 인증 현황을 찾아 봤습니다.


10월 14일 인증 제품


8월 24일 인증 제품


7월 25일 인증 제품


화웨이로 검색했을 때 많은 제품이 나오지만 이번 5G와 관련 있거나 아니면 관련 개연성이 있는 항목만 골라봤습니다. 10월 14일 인증 받은 화웨이 AAU 5310과 화웨이 BBU 5900은 확실하게 5G와 관련 있는 제품입니다. AAU5310은 품목에서부터 5G 기지국 송수신 장치라고 되어 있고 BBU5900은 화웨이 홈페이지에서 2G/3G/4G/5G의 Base Band Unit이라는 설명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7월 25일 인증을 받은 OptiX OSN 1800V라는 제품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광대역 백본 전송 장비라는 설명을 찾았으나 5G에서만 사용한다는 보장도 없고 유플러스에 전량 납품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제품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럼 두 개의 장비가 남습니다. AAU와 BBU인데요. 


화웨이 5G AAU 모습



AAU(Active Antenna Unit)는 이름 그대로 라디오 주파수를 송수신하는 안테나 장비입니다. 건물 옥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죠? 화웨이 AAU는 단말기에서 보내는 라디오 신호를 받아 패킷 교환기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디지털 형태의 패킷을 받아 사용자 단말기에 보낼 때 라디오 신호에 실어 보내는 기능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analog-to-digital, digital-to-analog 변환 작업이 일어 납니다.


사실상 기지국에서의 핵심 장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비의 성능이 떨어지면 신호 손실이 발생하거나 음영지역이 생기기도 하고 동시에 주고 받을 수 있는 장비 연결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장비는 단순히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신호를 주고 받는 역할만을 할 뿐 라디오 신호 안에 무슨 데이터가 있는지, 누구의 데이터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냥 안테나 유닛이기 때문입니다.



AAU에서 아날로그 형태의 라디오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꾼 뒤 이것들을 BBU(혹은 DU)에 광 케이블을 통해 전송해 줍니다. BBU는 여러 개의 기지국에서 보내는 신호를 모아 코어(백본) 네트워크로 보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코어 네트워크라는 것은 이동통신 가입자의 번호, 가입자에 대한 정보, 유선망 연결 등을 담당하는 네트워크를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어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고서는 원하는 곳으로 데이터를 보내거나 받을 수 없습니다.


이후 장비인 백본망 서버나 라우터 등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LG유플러스를 비롯해 KT와 SKT, SK브로드밴드 모두 백본망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내용은 구글 검색으로 해당 뉴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왜 화웨이를 사용할까?


LG유플러스는 이미 LTE 서비스 과정에서 기지국 장비로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LTE 장비랑 5G랑 무슨 상관이 있어?'라고 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상관이 있습니다.



3GPP에서 작년 이맘 때쯤 5G 표준을 정할 때 두 가지 모드를 표준으로 제시했습니다. 1차로는 기존 LTE망과 연동해서 사용하는 NSA(Non-Stand Alone)이고 2차는 5G 단독으로 사용하는 SA(Stand Alone) 모드입니다. 유플러스는 1차 NSA 방식 때문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속 사정이야 자세히 알 수 없으니 이에 대해서는 뭐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존 화웨이 장비를 다 뜯어내고 삼성, 에릭슨, 노키아로 바꾸기에는 비용과 시간 그리고 교체 기간 동안 LTE 서비스 중단 등에 대한 리스크가 있어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두 번째는 화웨이의 기술력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화웨이는 현재 3.5GHz 장비 기술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입니다. 세계 최고라고 해도 노키아, 에릭슨, ZTE, 삼성에 비해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고 장비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가격이 저렴합니다.


유플러스는 이미 LTE 때 남들보다 먼저 전국망을 갖춰 재미를 톡톡히 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3G에서 실패하고 배수의 진을 치고 죽기살기로 LTE 네트워크를 구축한 결과이긴 합니다만 덕분에 점유율을 20%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현재 3.5GHz 장비를 제대로 생산하는 곳은 화웨이와 삼성전자이며, 삼성전자는 28GHz 장비를 우선 개발하고 있고 아직까지 3.5GHz 장비는 물량을 제대로 뽑아내지 못한다는 뉴스를 최근에 본 적 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현재 5G 기지국 수는 유플러스가 4100개를 넘은 반면 SKT와 KT는 800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5G 역시 skt나 kt보다 먼저 전국망 커버리지를 갖춘다면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겠지요. 


독이 든 성배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한다는 것은 여러 모로 득이 됩니다. 기술력, 가격 모두 갖추고 있으니 말입니다. 화웨이 역시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한 한국에서 자사의 장비를 이용해 아무 문제 없이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광고는 없기 때문에 많은 힘을 쏟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중 무역 전쟁과 보안 이슈로 인해 곤욕을 치뤄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가 언급되거나 5G 소식이 담긴 뉴스에는 어김 없이 유플러스에 대한 비판과 비난의 댓글이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사 화웨이 장비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런정페이 회장의 중국인민국 장교 출신이나 스마트폰 백도어 더 나아가서는 사드 보복 등으로 쌓인 중국과의 감정까지 들먹이며 유플러스를 향한 비난이 잇따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문제는 유플러스나 화웨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현재로써는 미국의 행동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유플러스의 화웨이 5G 장비 도입에 대한 필자의 짧은 생각을 주절거려봤습니다. 


PS. 본문 내용 중 틀린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