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MWC 2017 개막일 하루 앞서 LG G6를 정식으로 공개했습니다.
이미 뉴스에서 많이 떠들어 대서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시원찮습니다. 그 망했다던 G5도 발표 직후에는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 냈었는데요, 이번에는 주요 커뮤니티들을 봐도 영 아니올시다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런데 LG G6가 진짜 망한 제품인지 아니면 예상과 달리 선풍적인 판매량을 올리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LG전자 조준호 사장 및 임원단은 이번 G6에 대해 자신감이 넘쳤는데요. 그거야 자기네 제품 내놓는데 '글쎄요, 얼마나 팔릴 지 잘 모르겠어요.'라는 인터뷰를 하지는 않을테니 무시하고요.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집중했다"
라는 인터뷰 내용을 생각하면서 LG G6를 다시 한 번 살펴봤습니다. 과연 이 제품이 잘 팔릴까? 90만원에 가까운 돈을 주고 사야할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디스플레이
이번 LG G6에서 가장 크게 내세우고 있는 것이 바로 '디스플레이'입니다. 기존 LG 스마트폰은 IPS 패널을 사용해 '편안한' 느낌을 강조했었는데요. 이번에는 패널이 아니라 '비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바로 18:9 라는 조금은 생소한 비율입니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화면은 16:9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 16:9는 영화를 보기에 최적화된 비율이죠. 반면 책이나 사진을 보기에 최적화된 비율은 4:3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튀어나온 18:9 비율에 조금은 당황스럽습니다.
그래서 LG전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정사각형 비율로 두 개의 앱을 동시에 볼 수 있다고 말입니다. 또한 기본 내장 앱의 UI를 변경해 1:1 비율로 확장된 화면을 볼 수 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사용자에게 크게 와닿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앱 개발자들이 과연 18:9 비율에 최적화를 해 줄지도 의문이고요.
차라리 '저희 제품은 소프트키로 인해 생기는 화면 잘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조금 더 키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바일 AP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죠.
스냅드래곤 821을 사용해 신제품 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이고, 전 세대 경쟁사 제품과 경쟁하는 신제품이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스냅드래곤 835가 10nm 공정이라 수율이 아직까지 받쳐주지 못해 835 대신 821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여유도 없고 갤럭시 S8이 나오기 전에 한 개라도 더 팔아보겠다는 전략인 듯 하나 출시를 미루더라도 스냅드래곤 835를 탑재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스냅드래곤 835를 달고 파생 모델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루머 아닌 루머가 돌고 있는데요. 그때는 더욱 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먼저 G6를 구매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뒤통수를 치는 결과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례는 과거에 두 차례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S5와 LG전자 G3가 광대역 LTE-A를 지원하는 제품을 파생 모델 형태로 출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랑 확연히 다릅니다. 당시에는 LTE 속도 지원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스냅드래곤 821과 835는 네트워크 속도만 따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능, 발열, 소비전력, 카메라, 네트워크, GPU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월등히 앞서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배신감으로 인해 충성도는 오히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부작용을 감내해야 합니다.
카메라
가장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바로 카메라입니다.
1300만 화소 광각 카메라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LG전자도 이제 숫자놀음을 하는건가요? 개인적으로 '화소수' = '화질'이라는 공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신 '센서크기' = '화질'이라는 공식을 믿습니다.
LG G5에는 소니 Exmor RS IMX234가 메인 센서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 센서는 1600만 화소에 크기는 1/2.6"이며 셀의 크기는 1.12um입니다.
그런데 LG G6에는 소니 Exmor RX IMX258이 메인 센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숫자가 크니까 좋을거라는 생각을 한다면 오산입니다. IMX258은 1300만 화소에 크기는 1/3.06"이고 셀 크기는 1.12um입니다. 그리고 이 센서는 메이주 M3E, 샤오미 Mi 4c, 샤오미 홍미노트 4x, 샤오미 홍미프로, 샤오미 M5s Plus에 사용됩니다. 카메라는 없다 생각하라는 중국 스마트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직 저조도 샘플 사진이 올라오지 않아 비교를 할 수 없으나, 만약 IMX258을 사용했다면 LG전자는 카메라 성능을 역행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차라리 오디오에서 Quad-DAC이 아닌 Single-DAC을 넣더라도 카메라를 보강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게다가 컬러 스펙트럼 센서와 레이저 AF 센서까지 빼 버렸는데 굳이 이럴 필요가 있었을까요??
방수방진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방수와 방진 기능이 들어갔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좋아할 만한 기능이죠. 그리고 LG전자라서 왠지 더욱 믿음이 가기도 합니다.
전에 V10이 Mil-Spec 인증을 받았을 때 이를 알리지 않은 이유가, 밀스펙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이 제품이 모든 충격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될까봐 걱정됐기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이 말은 곧 LG G6의 방수 기능은 1.5m 수중에서 진짜 30분을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어느 정도 대비가 됐다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실제 침수로 인한 A/S가 발생했을 때 어떤 대응을 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삼성이나 애플도 방수 제품을 선보였으나 문제는 침수는 소비자 과실이라고 하고 유상 AS 처리를 했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지금으로써는 방수 기능은 좋은 선택이라 생각 됩니다.
하이파이 오디오
하이파이 오디오가 탑재된 것은 약간 의외였습니다. 뭐 하이파이 오디오까지야 이해는 하지만 V20에 들어간 것보다 업그레이드 된 Quad-DAC이 탑재된 것이 의외였습니다.
V10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Single-DAC 정도만 넣고 카메라에 더욱 신경을 쓰면 좋지 않았나 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제 LG전자는 G시리즈와 V 시리즈의 차별점을 둘 수 없게 됐습니다. 둘 다 광각 카메라에 쿼드 댁을 사용하니 그냥 디자인 유무 외에 어떤 아이덴티티도 없기 때문입니다.
뭘 넣어야 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넣어보는 중일까요? 라인업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고속충전
스냅드래곤 821이 들어 있으니 퀵차지 3.0을 지원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3,300mAh의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으니 퀵차지 3.0 정도라면 1시간이면 완전 방전 상태에서 충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내세울만한 장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없는 것보다는 좋습니다. 더구나 일체형 배터리를 채용했으니 필수 기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요 특징으로 내세울 정도는 아니라는 건데요. 왜 이 타이밍에 퀵차지 4.0이 생각나는걸까요. 스냅드래곤 835를 사용했다면 퀵차지 4.0으로 5분 충전에 5시간 사용이라는 슬로건처럼 일체형 배터리 제품에서는 매우 유용했을텐데 말입니다.
가격
89만 8900원이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닌데요. 사실 성능이나 탑재 기능을 보면 이게 맞는 가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G5보다 약 6만원이 비싸졌고 V20과 같은 금액입니다.
공식 발표에 앞서 G6는 V20이랑 비슷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는데 맞아 떨어졌네요. 안타깝게도요. 어떤 부분에서 제조 원가가 올라갔을까요? 초기 불량으로 인해 AS 비용 증가가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일체형 바디를 채택했기 때문에 초기 금형 제작비를 빼면 오히려 제조 비용은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냥 마케팅 비용 상승을 고려해 판매가를 높게 잡은 것인지 모르겠으나 가격에서 조금 무리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무리를 하고자 했다면 70만원 후반대로 책정을 했어야 할 것 같았는데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LG G6를 보는 시점에서 정리를 하자면, 이 제품을 과연 90만원을 주고 살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18:9 화면을 활용하는 다양한 사진 촬영 기능이 있기는 한데 이런 기능에 얼마나 가치를 둘 지 모르겠습니다. 하이파이 쿼드 댁을 넣어 주고 어떤 번들 이어폰을 줄 지도 모른 상태인데요. 이번에는 B&O 협업이 없는 것으로 봐서 특징있는 이어폰을 주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게다가 파생 모델까지 추가로 내 놓을 예정이라면 LG전자의 MC사업부는 내년에도 존속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LG G6를 사라고 추천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전 "아니오"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지금 상태에서는 판단이 안 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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