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코리아가 오는 11월 23일 국내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며 미디어데이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이메일의 본문과 제목에는 제품명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미 뉴스를 통해 알려졌듯이 P9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화웨이 P9 미디어데이 초청장)
상단에 있는 #OO는 화웨이가 P9 런칭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벌인 캠페인의 해시태그입니다. P9의 듀얼렌즈를 의미하는 OO를 이용한 해시태그로 지금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해보면 수십 만 장의 이미지가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P9과 P9+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900만 대 이상 판매됐고 올해 안에 1000만 대 정도의 판매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중국, 동남 아시아에서의 판매량 기준입니다. 생각보다 많죠? 중국 스마트폰은 대부분은 중국에서만 판매될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고.
더구나 P9 가격이 32GB는 599유로 (약 79만원), 64GB는 649유로(약 85만원), P9 플러스 64GB는 749유로(약 98만원)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생각보다 많이 판매된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 이제서야 출시를??
화웨이 P9은 개인적으로도 써보고 싶은 스마트폰입니다.
화웨이의 프리미엄 제품 라인이라는 점도 그렇고 디자인도 매우 잘 빠졌으며, 라이카 카메라도 생각보다 괜찮기 때문입니다.
또한 화웨이는 소프트웨어도 잘 만드는 편입니다. 최적화가 잘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중국산'이라는 것만 걷어 내고 본다면 한 번쯤 사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화웨이 P9은 지난 4월에 출시가 됐던 스마트폰입니다. 갤럭시 S7과 G5 중간에 출시됐던 제품입니다. 출시 예정일이 12월 2일이니 거의 8개월 만에 출시하는 셈인데요. 왜이리 늦게 출시를 하는 것일까요?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를 노리고 출시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들이 많습니다만 갤럭시노트7 사태를 노리고 나온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 지배적인 듯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닙니다.
(P9과 P9 플러스 전파인증)
두 제품의 전파 인증 현황을 보면 9월 23과 9월 30일입니다.
그리고 갤럭시노트7은 8월 19일에 출시됐습니다. 전파 인증 기간과 비교하면 약 1개월 정도의 시간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우리 이거 가져다 팔자"라고 결정하고 나서 바로 수입해서 팔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파 인증 기간과 각종 적합 테스트 때문입니다.
전파 인증을 받은 날짜가 9월 23일과 9월 30일이라면 적어도 3~4주 전에 단말기를 전파연구소로 보냈다는 것이고, 그 전에 많은 시간 동안 국내 환경에서 각종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5~6월에 출시 결정을 했다는 뜻입니다.
유플러스와 화웨이는 나름 빠르게 출시 결정을 한 것이지만 국내 환경 테스트와 전파 인증 때문에 늦어진 것이라 보입니다. 그러므로 갤럭시노트7 사태와는 무관합니다.
진짜 라이카랑 협업을 했나?
(라이카 협업 논란이 있었던 듀얼 카메라)
이 부분에 대해 구글링을 조금 해봤습니다.
국내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은 '다 뻥이고, 라이카 렌즈 쓰지도 않았으며 이름만 빌려 쓰고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주장의 출처가 어딘지 아시나요?
중국의 3류 매체인 Mydrivers.com이라는 곳입니다. (관련 뉴스 링크) mydrivers.com에서 제기한 의문은 이것입니다.
"라이카는 스마트폰용 렌즈 따위 만들지 않아. 더구나 화웨이 P9에 들어간 렌즈는 중국의 Sunny Optics라는 곳이야. 진짜 라이카 협업은 예전 파나소닉의 CM1이라는 제품에 들어간 칼 짜이쯔 Summilux 25mm F1.4 ASPH야"
이 하나 때문에 모든 P9 기사에는 덧글이 붙었습니다. 화웨이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그리고 이 내용은 번역되서 국내에까지 알려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저 중국의 3류 매체에 속았습니다.
이를 본 화웨이와 라이카는 발끈하면서 4월 22일 공동 성명을 발표합니다. 여기에는 라이카가 P9 카메라를 만들면서 협력한 부분들이 열거 되어 있습니다.
Collaborative development, evaluation and optimization of optical design (lens calculation) in compliance with Leica standards.
Collaborative development of the mechanical construction of the camera module to reduce stray light effects (“ghost and flare”).
Definition of imaging quality in terms of color rendition/color fidelity, white balance, stray light reduction (“ghost & flare effects”), exposure precision, dynamic range, sharpness and noise characteristics.
Processing of image data with the aid of long-standing Leica optical and signal processing expertise.
Definition of the most stringent common quality standards and production requirements for serial production by Huawei to ensure consistently high quality.
네.. 이렇다고 합니다 ^^;
두 회사가 공동 성명까지 발표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심각한 문제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Mydrivers.com의 잘못된 보도에 대한 정정 내용은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결론은 진짜로 라이카랑 협업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두 회사의 R&D 센터까지 설립해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부분에 대해 투자까지 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얼마야?
화웨이 P9과 P9 플러스가 국내 정식으로 출시된다는 뉴스를 보면 가격도 나와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을 했는데요.
P9 32GB가 79만원이고 P9플러스 64GB는 98만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유플러스가 머리에 총 맞지 않았다면 저 가격에 출시할리 없죠. 저 돈이면 V20이나 갤럭시S7 사지 왜 P9과 P9플러스를 사겠습니까.
아니면 해외 직구해도 50만원 대에 살 수 있습니다. 직구를 하게 되면 국내 AS를 못 받는다는 단점이 있으나 뉴스에 나온대로 79만원이라면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가격 차이가 무려 26만원이나 나고 더구나 무약정이니까요.
물론 현재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수준은 아닐겁니다. 저것보다 조금 비싸지 않을까 합니다.
P9은 약 60만원 초반, P9 플러스는 70만원 초반으로 예상이 됩니다. 사실 이 가격도 모험입니다. 화웨이의 기술력이 탈 중국이라 해도 중국산이니까요. 중국산 스마트폰을 60만원 대, 70만원 대에 산다는 것은 구매자 입장에서는 모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보다 더 낮게 팔기도 애매합니다. 나름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 중 3위이고 프리미엄 폰인데 너무 싸게 파는 것도 자존심 구기는 일이고, 한국에서 얼마나 많이 팔린다고 그렇게까지 굽히고 들어올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P9과 P9 플러스 출시는 화웨이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보급형 제품이야 싼 제품이니 팔려도 그만 안 팔려도 그만이지만 프리미엄 폰인데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거의 없다면 한국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화웨이가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일단 직영 AS 센터부터 많이 늘려야 할 것 같은데 이것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판매 제품이 많지 않은데 유지비가 많이 드는 AS 센터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화웨이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해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국내 업체들과 경쟁을 벌였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경쟁은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쟁을 해야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P9 좀 싸게 팔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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