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밤 11시,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이 5G 1호 개통을 함으로써 본격적인 상용화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축하할만한 일인데요.
그전에 앞서 이동통신 3사는 현재까지 구축한 5G 기지국 수 발표와 함께 5G 요금제를 발표했습니다. 이로 인해 논란이 많습니다. 오늘은 요금제는 제외하고 기지국 수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5G 기지국 수
기지국 얘기를 하면서 이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화웨이'입니다. 화웨이는 전 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에릭슨에게 1위를 내주고 2위로 밀렸다고 하지만 그래도 강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를 '싸구려' 제품이라고만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가격이 경쟁사 대비 약 30% 정도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국산 네트워크 장비들은 가격만 싼 것이 아니라 성능도 우수합니다. 화웨이의 기술력은 삼성전자보다 약 1분기 정도 앞서 있다고 합니다.
여하튼 보안 문제로 인해 화웨이 장비 반대를 외치는 미국과 이에 동조한 몇 개 나라(전 세계 대부분이 아닌 호주, 일본, 캐나다 정도?)에서만 화웨이 장비를 국가 차원에서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뿐 그 외 나라에서는 전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의 최대 우방인 영국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국가 차원에서 배제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화웨이에서도 누차 말하기를 아직까지는 보안 이슈가 없었다고 말을 합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오늘은 화웨이 장비의 보안 진단이 아닌 기지국 논란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SKT와 KT가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3개 사 기지국 장비를 사용하고 기지국에서 받은 신호를 코어망으로 연결하는 장비와 라우터는 대부분 화웨이를 사용합니다.
LG U+ 는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과 화웨이를 사용합니다. 이미 2.6GHz 장비 구축 때 수도권 지역 대부분에 화웨이를 사용하고 있었고, 5G의 1차 표준인 NSA (Non-Stand Alone) 방식에서는 기존 LTE 장비와의 호환성을 이유로 화웨이 5G 기지국 장비(AAU)를 사용합니다.
그것을 방증하듯 2018년 12월 7일 이데일리에서 보도한 5G 기지국 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전체 수량이 집계되지 보이지 않으나 SKT는 총 817개, KT는 총 854개, LG U+는 총 4,133개입니다. LG U+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서울과 인천, 경기(620개)에 몰려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은 5G 기지국 장비 양산이 어려울 때였고, 오직 화웨이만이 대량 생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미 수도권에 화웨이 LTE 기지국을 운영하고 있던 유플러스는 화웨이의 5G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4월 2일 공개된 5G 기지국 수입니다. SBS 뉴스에 공개된 자료인데요, 기준 날짜는 3월 20일입니다. 유플러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커버리지 1위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공개된 자료를 보니 KT가 11,120개로 가장 많고 유플러스는 9,718개로 2위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4월 2일 공개된 자료를 보면 또 달라집니다.
이데일리에서 보도한 이동통신 3사 5G 기지국 수를 보면 SK텔레콤이 3만 4천 개로 1위이고 KT는 2만 8천 개, 유플러스가 1만 2천 개로 3위입니다. 이 수치만 보면 단지 12일 만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고 SKT는 그동안에 약 2만 5천 개의 기지국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이 수치의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만, 다소 충격적인 것은 공급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의 장비 보급보다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의 장비 공급량이 더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SK텔레콤과 KT이 기지국 수로 기싸움을 펼칠 때 유플러스가 잠잠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맞는 수치라고 생각됩니다.
경쟁은 좋은 것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은, 정부의 조건과는 별개로 이동통신 3사가 커버리지로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금제는 똑같이 따라하면 되기 때문에 서로 제살 깎아 먹기입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요금 경쟁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커버리지는 얘기가 다릅니다. 따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기술과 능력 그리고 장비 제조사의 공급 능력이 맞물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LTE 시절 이미 막내 유플러스에서 한 방 얻어 맞았던 SKT와 KT, 특히 KT는 가장 늦게 LTE 전국망을 시작하면서 피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5G는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유플러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LTE 시절 세계 최초 전국망 구축을 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확 끌어 올렸기 때문에, 5G 역시 같은 전략으로 가입자를 끌어 모은다는 계산을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기지국 구축 조건 따위는 잊고 어떻게든 올해 안에 전국 대부분의 지역을 5G 커버리지 안에 둘 계획을 하고 있고, 그 결과 3월 20일과 4월 2일 기지국 수의 차이로 나타난 것입니다.
또한, 3.5GHz 뿐만 아니라 28GHz 기지국도 구축해야 하는 만큼 2019년은 이동통신 3사에게 가장 바쁜 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현재 소비자들의 불만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마도 아직 전국망도 갖춰지지 않은 5G인데 벌써부터 비싼 요금제를 내놓고 지방에서는 쓰지도 못한다는 것입니다.
고작 몇 만개의 기지국만 설치하고 5G 서비스를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불만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2018년 있었던 5G 주파수 경매에서 정부는 5G 기지국 설치 수의 조건을 내걸 때 3년 안에 LTE 기지국 수 대비 15%, 5년 내 30%로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2021년까지 5만 6500개(SKT기준) 정도만 설치하면 되고 2023년에는 11만 3천개(SKT 기준) 정도만 설치하면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이것도 실내에 설치하는 소형 중계기 등을 다 포함한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조건이죠? 5G는 주파수 대역이 LTE 대비 높아 커버리지가 좁습니다. 직진성이 좋지 않아 지하 주차장,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신호 감도가 더 나쁜데요. 더 많이 설치해도 부족할 판에 3년 안에 15%라는 조건은 유명무실한 것입니다.
4월 2일까지 집계된 자료만 보면 SKT는 15%에 불과 2만 2500개가 부족할 뿐입니다. 그래도 아직 시간이 있으니 충분히 달성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것으로는 이동통신사의 수익 때문입니다. 5G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것이 5만 5천원부터입니다. LTE는 선택형 요금제가 20900원부터인 것을 감안한다면 약 2.7배입니다. 기지국이 다 구축될 때까지 몇 조원의 돈을 쏟아 부으면서 기다리기에는 수익 악화로 연결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커버리지가 갖춰졌다면 일단 상용화 후 수익을 내면서 커버리지를 넓혀 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유플러스는 뭔데?
남들보다 싼 화웨이 장비를 쓰면서 기지국 수도 적으면서 요금제는 다른 곳이랑 같아? 싸게 구축하면 요금제도 싸게 내놔야 하는거 아냐?
그렇죠. SKT나 KT보다 원가 절감 했으면 싸게 푸는게 맞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저 논리가 성립하려면 가입자 수가 3사 모두 동일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동일한 수입이 있다는 가정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합니다. 가입자 수가 적으니 장비 가격을 더 싸게 해줄게라고 말하는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장비 가격이라도 절약해야 수익을 남들과 맞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 모르는 눈물을 흘리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5G 기지국에 대해 설명해드렸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설명드린 내용을 제가 이동통신 3사에 확인해 본 것은 아닙니다. 그럴 위치도 아니고요. 그래서 뉴스 등의 객관적인 자료를 최대한 활용해서 작성했습니다. 수익적인 부분은 저의 뇌피셜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마지막으로 5G를 하루라도 빨리 체험해 보고 싶다면 내일 당장 갤럭시 S10 5G를 구매하고 5G 요금제로 가입하는 것을 말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5G는 극 초반이라 아직 속도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단말기에서도 최대 20Gbps의 속도 체감도 할 수 없습니다. 최소 2년은 지난 뒤에 구매할 것을 권장합니다. 최대 1Gbps라는 LTE도 작년에서야 구현이 됐으니 사실상 2년 뒤도 장담할 수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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