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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닉

기가인터넷 공유기 바꿨더니 인터넷 속도가??

90년 중반이었던가요? 

당시 한국통신이었던 kt가 메가패스라는 이름으로 ADSL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비록 비대칭이었지만 다운로드 속도가 최대 10Mbps라니 이것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기가인터넷 시대죠. 그것도 최대 10Gbps까지 속도를 내는 그야말로 초고속 시대입니다. 좋은 세상이죠?

 

문제는 통신사에서 기본으로 설치하는 기가인터넷 공유기 대신 개인이 구매한 공유기로 바꿨을 때 문제가 생깁니다. 그 전에는 속도가 잘 나왔는데 공유기 교체 후 속도가 뚝 떨어졌다는 질문글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통신사의 회선 품질이 안 좋아져서 그랬다고 불만을 가지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원인은 새로 교체한 공유기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공유기가 기가인터넷이나 기가 와이파이를 지원하나요?

 

첫 번째 사례를 보겠습니다.

 

와이파이 속도는 잘 나오는데 유선으로 연결한 pc의 인터넷 속도가 100Mbps도 안 나오는 경우입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겠습니다.

 

네이버에서 무선 공유기 검색 시 쇼핑 리스트

일반인이 기술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공유기를 바꾸고자 한다면 보통은 '인터넷 공유기' 아니면 '무선 공유기'를 검색합니다. 위 이미지는 네이버에 '무선 공유기'라고 검색했을 때 광고 상품을 제외한 인기상품 top 5 제품입니다. 

 

"공유기가 다 똑같지 뭐 다른거 있어?" 라는 생각으로 보통은 맨 위에 있는 EFM네트웍스 아이피타임 A604G-MU 제품을 선택하게 됩니다. 최저가 29,900원으로 가장 저렴한 제품이니까요.

 

아이피타임 604G-MU 스펙

이 제품은 입력에서 1,000Mbps로 기가비트 이더넷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무선 인터넷 속도는 AC1200, 다시 말해 최대 1.2Gbps의 속도를 지원합니다. 하지만 유선 인터넷은 100Mbps가 최고입니다. 따라서 기가인터넷을 이 공유기에 연결하더라도 유선 속도는 최대 100Mbps로 제한이 걸립니다. 하지만 무선 속도는 1.2Gbps까지 나오기 때문에 모르는 상태에서는 통신사 회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사례는 유무선 모두 100Mbps의 속도도 안 나온다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구형 공유기 쓰면 그렇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유무선 공유기는 100Mbps가 최대 속도인 제품이 없습니다. 그런 제품 찾는 것이 더 대단할 정도입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기존에 쓰고 있던 공유기를 그대로 써서 그렇습니다.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공유기는 기능이 별로 없습니다. 딱 필요한 기능만 넣고 사용자가 이것저것 설정을 바꿔서 AS가 날 확률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전에 사용했던 공유기의 기능이 생각나 교체를 한 것인데요. 문제는 오래 전에 출시된 제품이다 보니 기가인터넷을 지원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위 제품은 2009년에 출시된 EFM네트웍스의 ipTIMEG104A라는 모델입니다. 유선은 최대 100Mbps, 무선은 최대 54Mbps를 지원합니다. 저런 구형 공유기를 기가인터넷과 연결하니 속도가 100Mbps로 제한이 될 수 밖에 없죠.

 

혹시나 케이블?

 

공유기도 최신 제품으로 바꿨는데도 속도가 거짓말 같이 100Mbps 밖에 안 나온다고 하신다면 모뎀과 공유기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보통은 통신사 공유기와 연결된 케이블은 그대로 두고 공유기만 교체하기 때문에 큰 이슈가 없지만, 간혹 공유기 위치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 위해 기존에 쓰고 있던 긴 케이블을 꺼내 연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랜 케이블도 규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 Category 5 : 전송속도 최대 100Mbps / 대역폭 100MHz
  • Category 5e : 전송속도 최대 1,000Mbps / 대역폭 100MHz
  • Category 6 : 전송속도 최대 1,000Mbps / 대역폭 250MHz

현재 흔히 사용하는 케이블 규격은 Category 6입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케이블은 Category 5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케이블을 쓰면 기가 인터넷이 아니라 기가인터넷 할아버지라도 전송속도를 100Mbps로 낮추는 마법을 부릴 수 있습니다.

 

그럼 랜케이블 규격은 어떻게 알 수 있느냐? 케이블에 프린팅 되어 있습니다. 랜케이블에 보면 뭔가 영어로 막 써 있는데잘 찾아 보시면 위 사진처럼 'CAT. 5e'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니면 Category 5e라고 쓰여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Category 5인지 6인지 다 쓰여 있으니 쉽게 구분하실 수 있을 겁니다.

 

기가인터넷 속도를 내시려면 최소한 Category 5e 규격의 케이블을 이용하셔야 하며 권장하는 케이블 규격은 Cat.6입니다. 가격 차이도 별로 안 나니 꼭 이 규격을 쓰시기 바랍니다.

 

 

고가의 유무선 공유기에 케이블도 Cat6인데도 인터넷 속도가 안 나온다면, AS를 신청하시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간혹 지역에 따라 업로드와 다운로드 속도가 같지 않고, 업로드 속도가 현저히 낮은 비대칭인 경우가 있으니 이것도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