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5G 서비스 상용화가 시작된 지 20일 정도 지났습니다. 그리고 2018년 12월 1일에는 기업을 대상으로 먼저 5G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했는데요. 아직 초기라서 그런 것인지 커버리지와 품질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다. 5G 서비스 전 광고를 했던 20Gbps, 1ms 이하 지연율을 그렇다 쳐도 커버리지 불만이 가득한데요.
무선 네트워크는 기지국 수에 따라 커버리지가 달라집니다. 기지국이 많은 만큼 커버리지가 넓어지고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가입자 수도 증가하고 전송 속도도 올라가게 됩니다. 5G 역시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이동통신 3사는 기지국 장비 공급 업체 선정 이후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LTE 때와 비교해서 그리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미 2G부터 LTE까지 전국망 설치의 노하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더디기만 합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LTE 전국망 구축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했으나 지금은 가장 안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5G 커버리지 어디까지 왔나?
4월 현재, 이동통신사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SKT는 15,207개, KT는 17,236개, LG유플러스는 11,363개로 총 43,806개의 기지국이 설치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지국 1개에는 보통 3개의 송수신 장치가 붙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는 여기에 3을 곱한 131,418개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이 기지국 수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으며 광역시에도 일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LG유플러스를 보면 수도권을 제외하고 대전과 광주에만 일부 설치되어 있고 다른 지역은 0개로 되어 있습니다. 지난 11월만 해도 유플러스는 독보적으로 커버리지를 늘려 왔는데 갑자기 역전됐습니다.
그렇다고 SKT와 KT가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부터 11월 대비 비약적으로 늘기는 했으나 여전히 부족합니다. 더구나 5G에서 사용하는 3.5 GHz 주파수는 국내 LTE 주파수(850 MHz ~ 2.6 GHz) 대비 고주파이기 때문에 도달 거리도 짧고 직진성이 강해 실내나 지하에서는 약하므로 더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LTE 기지국 수준으로 설치하면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하튼 기지국 수가 턱없이 부족한 이유로 5G 서비스 가입자들의 불만은 거세지고 있으며 정부 역시 민관 합동으로 품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세워 연말까지 커버리지를 93% 수준까지 높이기로 했습니다.
기지국 설치가 더딘 이유는?
그렇다면 왜이리 기지국 설치가 더딜까요? 우선 3사의 기지국 장비 계약 업체를 살펴보겠습니다.
- SKT -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 KT -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 LG U+ -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3사 공통으로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장비를 사용하고 여기에 LG U+ 만 화웨이 장비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화웨이는 현재 3.5 GHz 기지국 장비에서는 업계 1위로 초기에는 LG U+가 이 장비를 공급받아 SKT와 KT 대비 가장 빠르게 설치를 시작했습니다.
초기 5G는 NSA(Non-Stand Alone) 방식이라 LTE 기지국과 연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LG유플러스는 화웨이 LTE 기지국이 설치된 곳에 마찬가지로 5G 장비를 함께 써왔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에릭슨이 장비 공급을 시작하면서 이 상황은 역전됐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아직은 터무니없이 적은 기지국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기지국 설치가 더딘 이유는 '장비 공급량 부족'이 큰 이유입니다. 이동통신사는 누구보다도 빨리 커버리지를 늘리고 싶어 하지만 장비 공급이 늦어지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미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장비 공급이 분산되면서 더 늦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노키아는 지난 1월 공급하기로 한 기지국 장비를 4월부터나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일부 지역은 아예 설치를 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되니 삼성전자는 오히려 반사이득을 취하게 됐습니다. 네트워크 장비 세계 점유율이 3%에 불과했기 때문에 장비를 만드는대로 한국 이동통신사에 납품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에서의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 나갈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유플러스는 왜???
전 세계 최초 LTE 전국망 구축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유플러스가 5G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기지국 수 0이라는 불명예를 안게된 이유도 노키아 장비 수급 문제 때문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품질 문제까지 생기면서 4월로 연기가 된 것인데요.
현재의 5G는 NSA 방식이기 때문에 LTE 장비 공급사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노키아 기지국이 설치된 지역에는 노키아 5G 기지국 장비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 규칙만 없었다면 이보다 더 빠르게 5G 기지국을 설치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재 유플러스는 노키아 장비를 경기 남부, 경상도에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의 5G 기지국인 0인데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노키아는 유럽 지역으로의 공급까지 겹치면서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문제는 유플러스뿐만 아니라 SKT와 KT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장비 공급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기존 LTE 장비를 타 제조사로 바꾸는 수 밖에 없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기 때문에 마냥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화웨이 장비로 도배를 하면 되잖아?' 라고 생각할 수 있는 LTE와의 연동 때문에 이것도 쉽지 않고, 화웨이가 유플러스에만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장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4월 19일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에 14,170개의 기지국 설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위에 나온 5G 기지국 미 설치 지역에도 설치되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5G 커버리지 맵을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이용자가 확인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정부는 현재 5G 커버리지 및 품질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따라오고 있는 실정에서 각 업체에만 맡기기에는 불안했나 봅니다.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TF 회의를 개최하고 여기에서 나온 결론은 이렇습니다.
- 연내 85개 시에 동 단위까지 전국 규모 커버리지 확충
- 지하철 내 5G 설비 공동 구축
- 네트워크 최적화 시행
먼저 전국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이동통신 3사는 기지국 장비를 23만 대를 설치하고 6월부터는 인빌딩 펨토셀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하철 내에서도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5G 설치를 하기로 한 만큼 연말이 되면 그래도 5G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LTE 수준의 커버리지는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여기에 SKT와 LG유플러스는 5G망과 함께 LTE 기지국을 당분간 함께 사용해 전송 속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KT는 5G 기지국만 사용해 낮은 지연율을 유지하기로 했는데요. 현재 KT의 5G 속도 측정 결과를 보면 딱히 지연율에 대한 잇점도 없어 보이긴 합니다.
그러면 결론은 나왔죠. 본격적인 5G는 내년부터이고 이에 따라 5G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라면 내년에 출시 예정인 갤럭시 S11(가칭)과 LG G9(가칭)부터 구매를 하시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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